[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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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7.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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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침쟁이는 웬일인가 하고 사립문을 열고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이 집 딸아이가 마당에 자빠져서 울고 있는데 그 배에는 뱀의 대가리가 붙어 있었다.

마침 집에 있던 주인 영감이 황급히 달려들어 뱀의 대가리를 떼어 버렸다. 그러나 뱀에게 물린 아이의 배는 순식간에 물동이처럼 부어 올랐다.

여보. 좀 살려주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죽어버리면 우리 늙은이는 무슨 낙으로 살아가겠소

주인 영감은 침쟁이의 손을 잡고 애걸복걸했다.

침쟁이는 곧 허리춤에서 침을 꺼내 놓았다. 그러나 뱀의 독이 너무 심했는지 아무 효험도 없이 딸아이는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어린 딸이 죽은 것을 알자, 늙은 아버지는 미친 사람처럼 시체를 안고 데굴데굴 구르면서 통곡을 했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벽에 걸린 낫을 집어 들었다.

왜 이러시오? 이보시오, 마음을 진정시키시오

침쟁이는 주인 영감이 혹 미치지나 않았나 생각하고 말했다.

아니야. 원수를 갚아야지

주인 영감은 시퍼런 낫을 쳐들고 씩씩거렸다.

원수를 갚다니? 이보시오 뱀은, 뱀은 벌써 목아지만 남지 않았소? 낫을 들고 어쩌자는 것이오?”

아니야. 원수는 그 놈만이 아니야

그럼 또 있단 말이오?”

바로 저기 저 고양이 놈이야

영감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마루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아까 저 고양이란 몸이 뱀을 물어가지고 들어오더니, 목아지만 남기고 다 먹어 버렸거던, 그런데 뱀이란 놈은 목아지만 남아도 쉽게 죽지 않으니까 그만 우리 아니 배를 물고 늘어졌던 말이야

그렇지만 고양인들 일부러 그랬겠소 그만 두시오

침쟁이가 말렸지만 영감은 듣지 않았다.

일부러 그랬건 안 그랬건 딸아이의 원수는 죽여야 해!”

주인 영감은 낫을 들고 마루로 뛰어 올랐다.

이보시오, 고양이를 해치면 안되오. 앙심을 품고 반드시 원수를 갚는다오

침쟁이가 굳이 말렸지만 주인 영감은 듣지 않았다.

주인 영감에게서 살기를 느낀 고양이는 훌쩍 마루에 걸린 선반위로 뛰어 올랐다.

요놈의 괭이!”

주인 영감은 선반 위에 있는 고양이에게 낫을 내리쳤지만, 고양이는 날쎄게 몸을 피해서 껑충 뛰어 오르더니 다음 순간, 주인 영감의 목덜미를 덥석 물었다.

으악!”

비명과 함께 주인 영감은 낫으로 고양이의 허리를 치며 쓰러졌다.

고양이의 허리는 두 동강이 나고, 쓰러진 주인 영감도 곧 숨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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