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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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12.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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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예로부터 호랑이가 많기로 유명한 인적이 미치지 못한 황주 봉산의 숲은 우거질대로 우거져 원시림을 이루고 있었다.

백발백중 명궁(名弓) 중의 명궁 이성계(李成桂)의 활시위 소리에 따라 나르는 꿩과 뛰는 노루 등이 허공에 솟아올랐다가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이성계는 말을 달려 이리저리 뛰는 찰나 쓰러진 고목(古木) 나무에 말 발굽이 걸려 바위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얼굴과 팔뚝이 보기에도 흉하리 만큼 벗겨져 유혈이 낭자했고, 몸을 전해 움직이지 못하였다. 지혈(止血)을 시키는 한편 황주로 옮겨 치료토록 하였다.

이성계가 사냥을 하다가 낙마하였다는 소식은, 곧바로 개경(開京)의 왕궁에 알려졌다. 이“시중도 할 수 없이 늙었구만.. 전 같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하며 이성계의 용태를 주의깊게 지켜 보려는 눈치들이었다.

이성계 일파들의 걱정은 태산 같았다. 이 칼날 같고 어렵기만 한 처지에서 하루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풀기 위한 사냥이 큰 화근으로 다가설 줄을 몰랐던 것이다.

놀란 이지란, 남은, 정도전 등이 계속 혼수상태에 빠진 이성계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성계는 겨우 신음소리만 낼 뿐 생사를 예견할 수 없는 중태였다.

정몽주는 아홉 공신의 한 사람으로 친명파(親明派)의 거두이며, 대학자로서 덕망이 일세를 뒤덮은 사람이었다. 전날 권신들이 발호하여 정권을 마음대로 농락하는 것이 비위에 거슬렸다.

우왕 때부터 권세를 잡았던 이인임, 최영이 없어지자, 악순환은 계속되어 결국 이성계 일파가 득세하여 정권을 농락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정도전(鄭道傳) 같은 학문의 길을 닦고 있는 사람도 이성계(李成桂)에게 동조하여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것이 모두 정몽주의 마음에 맞지 않았다.

이성계가 낙상(落傷)하여 병환 중에 있으니 문병을 하지 않을 수도 없어 정몽주는 이성계의 사저(私邸)로 문병을 갔다. 이성계(李成桂)의 아들 이방원은 조영규를 데리고 이성계 옆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

“정몽주 대감의 병문안은 겉으로의 명분이지 그 속셈은 다른 데 있을 것입니다. 조심하셔야 하옵니다”

조영규가 이성계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당치 않은 소리, 정대감과 나 사이는 오랜 친구인데 그럴 리가 있나?”

“아닙니다. 아버님”

답답한듯 이방원이 침상에 두 손을 짚으면서 하는 말이었다.

정몽주가 문병을 마치고 이방원과 대좌하게 되자

“포은선생, 술이나 한잔 드시며 여러가지 좋은 말씀이나 해 주시오”

이방원이 하는 말이었다.

“내가 무슨 대학자라고 좋은 말이 있겠소”

“대감께서 당대의 대학자이신데 성리학에 대해 좋은 말씀을 좀 해 주시오”

“성리학이라면 심신의 수양이 으뜸이지요”

학문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일 뿐 화제는 바뀌어 고려조의 정치에 대하여 이야기가 진전되고 있었다. 이방원은 기회라 생각하고 정몽주의 속마음을 떠보기 위해, 시(詩) 한 수를 유려(流麗)하게 뽑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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