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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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20.01.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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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그리고 대감마님, 다시 없는 기회이오니 온 가족을 모두 데리고 떠나심이 어떠하오리까?”

“그것 참 더욱 좋지”

“그리고 또 한가지..

“뭐냐?”

“용궁에는 이 세상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있사온데, 다만 한 가지 맷돌이 없어 곡식을 갈 수 없어 잔치를 차릴적마다 퍽 불편을 느끼는가 보옵니다. 그러하오니 맷돌을 많이 마련하시어 한 짝씩 지고 가시면 좋을 듯 하옵니다”

“그거야 어렵지 않지, 하기야 용왕님한데 찾아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 있겠느냐?”

정대감은 모든 하인을 시켜 이날 안으로 어른, 아이들을 막론하고 한 짝씩 지고 갈 수 있도록 크고 작은 맷돌을 마련하게 하였다.

이튿날 아침 정대감댁의 가족과 강만수 마누라는 모조리 무거운 맷돌 한 짝씩을 지고 시간(辰時)에 늦지 않도록 열을 지어 앞산 밑 연못가에 이르렀다.

“도련님께서 먼저 들어 가십시오”

“그러면 내 먼저 갈 테니 뒤에서 아버님을 모시고 오게”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정대감의 아들 상진(相眞)이 연못에 뛰어 들었다.

등에 돌로 만든 무거운 맷돌을 지었으니, 물 속에 뛰어들기가 무섭게 자취를 감춰버렸다.

“저것 보십시오. 하도 좋으시니까 도련님께서 뛰어가시지 않습니까?”

“그런가 보구나”

정대감이 앞에 나섰다.

“어서 들어 가십시오”

“응, 곧 뒤따라 오게”

정대감이 맷돌을 진 채 물 속에 첨벙 뛰어 들었다. 다음은 며느리, 손자 손녀 할 것 없이 모두 물 속에 뛰어 들었다.

이렇게 해서 정대감의 가족은 모두 물귀신이 되었다. 끝으로 강만수의 마누라 옥매의 차례였다.

옥매가 막 물속으로 뛰어들려고 할 때

“여보, 정신이 있소 없소 ? 물에 뛰어 들다니........”

강만수는 짊어진 맷돌을 벗어던지면서 마누라 옥매를 꼭 불잡았다.

“어서 집으로 돌아갑시다. 정대감 가족을 죽일려고 내가 꾸민 일이오”

“어머 당신이?”

강만수(姜萬洙)는 마누라 옥매(玉梅)와 같이 돌아오는 길에 아직도 버드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는 가엾은 장님을 구해내어 후하게 사례를 한 후 돌려 보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즉시 열두 명이나 되는 정대감 첩실(妾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 정대감은 용궁으로 떠났으니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장대감의 논밭을 각자 얼마씩 떼어 줄 터이니 집으로 돌아가서 이제 마음 놓고 살아보세”

제 몫으로 논밭을 받은 첩실(妾室)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강만수는 싱글벙글 웃으며 마누라 옥매를 두 팔로 힘껏 끌어 안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 나라에서 임금 다음으로 권세를 가진 분은 문하시중 정도전 대감이오. 정도전(鄭道傳) 대감은 내가 죽인 정대감의 친척이라 이 사실이 밝혀지면 나를 참형에 처할 것이 분명하오. 그러니 집과 논밭을 팔고 멀리 경상도 남쪽으로 떠납시다”

옥매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강만수(姜萬洙)는 집과 논밭을 팔아 당나귀에 몸을 싣고 마누라 옥매(玉梅)와 함께 평안도 초산(楚山) 고을을 떠나 경상도 남쪽을 항해 먼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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