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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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1.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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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런데 가까이 오는 것을 보니 다라국의 군사가 아니라 사이기국 군사들이 백성들과 함께 오고 있었다. 사이기국 군사들 속에는 장수들도 있었다.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자“대군! 대군!”하고 거타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거타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아닌가 하고 마천우에게 묻자 마천우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거타지는 일단 안심이 되어 그들이 강을 건너 도착할 때까지 잠간동안 그대로 기다렸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터이라 거타지의 얼굴은 긴장되었다. 조금 기다리자 달마천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거타지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예의를 올렸다. 이 군사들은 다라국 군사들과 싸우다 살아남은 패잔병들이었다. 달마천 장군임을 안 거타지는 달마천 장군의 손을 잡고 감격했다. 달마천 장군은 울면서 결국 사이기국의 궁궐이 다라국 군사들에게 함락되었다고 하면서 고개를 떨구며 울었다.

달마천 장군은 아진타왕께 피신하기를 간청하였으나 마다하며 거타지 대군이 남쪽으로 떠났으니 빨리 따라가 도와주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살아남은 군사들과 백성들을 이끌고 말발자국과 마차바퀴 자국을 따라 대군을 뒤쫓아 왔다고 했다. 거타지는 형인 아진타왕을 두고 온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날 아침, 일행은 다시 남쪽을 향하여 출발했다. 얼마쯤을 가자 바다가 나타났다. 거타지는 바다(南海) 주변을 둘려 본 후 마천우에게 이곳에 정착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마천우는 조금만 더 가면 옛 성도 있다고 하면서 그곳이 여기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했다. 거타지는 일행들에게 조금만 더 가자고 격려하며 서쪽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며칠을 더 가자 허물어진 큰 옛 성이 하나 있었다. 마천우(馬天宇)는 돌로 쌓은 성(城)을 가리키며 이곳에 도읍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거타지가 토질을 살펴보니 농사짓기에 적당할 것 같았고, 바다도 있고 강(하구)도 있으니 도읍지로서는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거타지는 일행들을 불러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 어떠냐고 묻자 달마천 장군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높은 산은 없으나 바다가 휘돌아 감싸고 있어 적군으로부터 방어하기 쉽고 수운도 편리하고, 토질도 비옥한 것을 보니 농사도 잘 될 것 같다고 하면서 군사력을 키우기에 적당하고 들짐승들이 많은 것을 보니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 좋은 곳이니 이곳에 자리를 잡자고 하면서 다른 곳에 가도 이만한 땅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 모두 이곳에 자리를 잡자고 했다. 이렇게 해서 그곳에 짐을 풀고 백성들과 군사들이 힘을 합쳐 우선 허무러진 옛 성을 수리했다. 적으로부터의 침입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재를 운반해 와 성안에 거처할 집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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