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타워, 디자인 저작권자로 '아미타 준' 명예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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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타워, 디자인 저작권자로 '아미타 준' 명예회복
  • 박영애 기자
  • 승인 2020.02.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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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미 준’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재일 한국인 건축가 故 유동룡 선생이 황룡사 9층 목탑의 실루엣을 품고 있는 경주타워의 원(原) 디자인 저작권자로 대내외에 선포된다.

(재)문화엑스포는 오는 17일 건축가 유동룡 선생을 경주타워의 원 디자인 저작권자로서 명예를 회복시키고, 12년간 이어져온 긴 법적공방에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현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디자인 표절 등으로 상처 입은 세계적인 건축가의 명예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주에서 가장 높은 경주타워는 지난 2004년 (재)문화엑스포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상징 건축물 설계 공모전’을 거쳐 2007년 건립했다.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에 들어온 로만글라스를 상징하는 유리와 철골구조로 만들어진 경주타워는 황룡사 9층 목탑을, 실제높이 82m로 재현해 음각으로 새겨 넣어 신라역사문화의 상징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공모전 당시 유동룡 선생의 출품작은 당선작이 아닌 우수작으로 뽑혔는데 지난 2007년 8월 완공 후 경주타워의 모습이 유동룡 선생이 제출한 설계와 유사하다며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이후 5년간 계속된 법정공방 끝에 서울고등법원의 선고와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원 저작권자가 유동룡임을 명시한 표지석이 2012년 설치됐다. 하지만 경주타워 우측 바닥 구석에 위치한 표지석이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지난해 9월, 표시 문구의 도색까지 벗겨져 유동룡 선생의 유가족은 지난해 9월 ‘성명표시’ 재설치 소송을 진행했다.

이때 문화엑스포 이사장은 경주타워의 저작권 침해 소송과 관련한 일련의 내용을 보고받고 원 디자인에 대한 인정과 적극적인 수정조치, 저작권자인 유동룡 선생의 명예회복 등을 지시하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면서 이번 현판식이 열리게 됐으며 ‘경주타워와 건축가 유동룡’ 현판식을 통해 경주타워의 저작권자가 유동룡 선생임을 명확하게 밝히고 이 같은 과정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경주타워 앞에 새롭게 자리한 현판은 가로 1.2m, 세로 2.4m 크기의 대형 철재 안내판이다. 유동룡 선생의 건축철학과 2005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2010년 일본 최고 권위 건축상 ‘무라노 도고상’ 등의 수상경력을 비롯해 제주핀크스 골프클럽 클럽하우스와 수·풍·석 박물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 대표작을 내용으로 기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현재 경주엑스포 이사장으로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지적재산권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고유의 자산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하기에 이번 현판식이 우리 사회전반에 만연한 표절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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