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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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3.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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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그러자 벽기 장군은 우리가 항복한다고 해도 저들은 대왕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 라고 하면서 자신이 적과 싸우다 죽는 것은 아무 여한이 없으나 대왕께서는 목숨을 잃으시면 아니된다고 하면서 구다왕에게 자신의 말에 따라 줄 것을 간곡히 청원하였다. 구다왕은 죽고 사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니 너무 죽음에 얽매이지 말라고 하면서 나 또한 그리 할 것이라고 하였다.

벽기 장군은 구다왕에게 내가 먼저 탁순국 군사들과 싸울 것이니 대왕은 궁궐로 들어가 옥체를 보존하라고 하자 구다왕은 나라가 위급에 처했는데 싸우지 않고 어찌 나만 살기를 바라겠느냐고 하면서 나라가 없는데 임금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벽기 장군은 부하장졸에게 어서 대왕을 궁궐로 모시라고 하자 구다왕은 싸우던 항복하던 벽기 장군이 결정하라고 하면서 이제 모든 것을 그대에게 맡겼으니 살고 죽는 것은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고 하고는 궁궐로 모습을 감추었다.

고차국의 구다왕 모습이 사라지자 탁순국의 거타지왕은 일지황에게 구다왕이 모습을 감추었으니 무슨 결정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하자 일지황은 고차국 왕은 싸울 생각이 없는데 심복 장수가 항복을 하지 않을려고 하니 아마도 심복 장수에게 결정권을 맡긴 듯 하다고 하자 거타지왕은 나도 그렇게 짐작이 된다고 하며 일지황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어서 공격명령을 내리라고 하였다. 이때 고차국의 성문이 열리면서 한 장수가 말을 탄 채 창을 꼬나들고 달려 왔다.

“누가 나와 싸우겠느냐?”

거타지왕이 말했다.

“누가 저 자와 맛서 싸우겠느냐?”

“소장이 싸우겠습니다.”

거타지왕이 옆을 돌아보니 호위장수 추자웅(秋子雄)이었다. 추자웅은 긴 삭(朔: 긴창처럼 생긴 무기)을 들고 급히 말을 몰아 달려나갔다. 두 말이 어울리는가 싶더니 삭을 잡은 추자웅의 손이 올라가더니 단숨에 적장이 말에 떨어졌다. 그러자 추자운은 적장의 얼굴을 삭으로 수차례 질러 죽였다,

거타지왕(巨他之王)이 공격을 명령하자 일지황(一之黃)은 대왕의 명령이라고 하면서 군사들에게 공격하라고 소리쳤다. 공격명령이 떨어지자 탁순국 군사들은 성벽을 향해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였다. 고차국 성벽 위에서도 북소리가 나고 고차국 군사들은 화살을 비오듯 쏘아댔다. 고차국 군사들은 성문을 굳게 닫고 성벽 위에서 활을 쏘고 돌을 던지면서 필사적으로 항거하였다. 탁순국 군사들은 성벽 아래에 바짝 붙어 사다리를 놓고 기어오르는가 하면 기어오르다가 고차국 군사들의 화살에 맞아 쓰러지기도 하면서 아비규환의 지옥을 방불케 하였다. 탁순국 군사들은 사흘동안 성벽을 뚫기 위해 공격을 감행하였으나 고차국 군사들의 완강한 저항으로 좀처럼 성벽을 돌파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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