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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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3.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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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배진우는 아무 말 없이 손님을 집안으로 맞아 들였다. 때마침 마당의 인기척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난 윤화가 방문을 열고 나오다가 그들과 마주쳤다.

“어험! 어험!”

방에서 나오는 윤화를 본 손님 중 한 사람이 가볍게 잔기침을 했다. 무의식 중에 그 사람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던 윤화는 얼른 마당으로 뛰어 내려와 땅에 꿇어 엎드렸다.

“상왕께서 어인 일로 소녀의 누추한 집에 오셨습니까?”

이와 동시에 배진우도 무릎을 꿇고 엎드렸고 안방에서 그 소리를 들은 진우의 아내도 얼른 마당으로 내려와 거타지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문을 두드렸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상왕께서 여기에 온 연유를 잘 알 것이다. 그러니 모시는데 소흘함이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거타지왕에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신은 대궐로 돌아가 상왕께서 몸이 불편하시어 오늘 하루는 국사를 잠시 물리시고 쉬신다고 전하겠사옵니다!”

“어흠 어흠 .... ”

그 말에 거타지왕은 다시 헛기침을 했다. 배진우는 얼른 거타지왕을 윤화의 방으로 모시고 들어 갔다. 배진우의 아내는 정성껏 윤화의 몸단장을 시켰다. 몸단장을 끝낸 윤화가 고운 자태로 방으로 들어가 거타지왕 앞에 다소곳하게 앉자 그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던 거타지왕이 입을 열었다.

“너의 이름이 무어냐?”

조용히 눈을 내리깔고 있던 윤화(允花)의 예쁜 입이 방싯 열렸다.

“성은 배씨이며 이름은 윤화라고 하옵니다!”

“윤화라...이름도 예쁘구나!”

“................”

“내가 대궐로 그냥 돌아가서 섭섭했느냐?”

“ .................”

윤화(允花)는 얼굴을 붉히며 말이 없었다.

“너무 섭섭해 하지 마라. 내 너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 눈에 반했으나 주변 사람들의 눈도 있고 해서 그냥 돌아간 것이니라! 그러나 오늘 너를 다시 찾은 것은 마을 사람들이 너를 상왕의 진상품으로 받친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정식으로 후실로 삼으려 하니 이제부터 평생 너를 내 곁에 두고자 함이니 나를 지아비로 생각하거라. 너는 다라국 상왕의 대왕후가 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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