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상태바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4.09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5.

그는 나라에서까지 포수를 모집하는 큰 사건인데다가 문제의 호랑이를 잡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던 참이라, 이런 지원자가 나타난 것이 무척 반가웠던 것이다. 벼슬아치는 곧바로 이 사실을 거연무왕(巨淵武王)에게 아뢰었고. 거연무왕은 군졸 세 명을 붙여 주었다. 갑옷까지 입은 몸에 활을 메고 칼을 찬 최종서가 호위병까지 좌우에 거느리고 보니 그는 대장군이 된 듯이 더 용기가 솟아올랐다.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 남편을 본 아내는 군사까지 거느리고 있었으므로 처음보다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이제는 막을 수도 없다고 단념한 아내는 차라리 남편의 행운을 빌어주는 것이 아내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당신도 그렇게 갑옷을 입고 칼을 차니 장군 같군요.”

“전쟁에 나가 싸우는 장군이 아니라 호랑이 잡는 장군이지 허허허..”

남편은 크게 웃었다.

“그놈의 호랑이가 살인 강도니까 당신은 역시 포도대장이지요. 호호호”

아내는 아직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지만 출정하는 장군의 아내처럼 남편을 위로했습다. 그러나 정말로 기뻐한 것은 17살된 아들 송빈이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장군 벼슬을 하셨나요?”

송빈은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버지에겐 감히 묻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선 그 흉악한 호랑이를 잡으려고 산으로 가신단다.”

송빈은 깜짝 놀랐다. 효성이 지극한 송빈은 아버지의 위험한 행동을 보고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송빈은 아버지 앞으로 나가서 말했다.

“아버님, 황송한 말씀이오나 호랑이를 잡는 데는 아버님보다 제가 나을 것입니다. 그 갑옷과 무기를 벗어 저를 주십시오. 제가 반드시 그 호랑이를 잡겠습니다.”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버지의 위험한 생명을 구하려는 효성에서 말했던 것이다. 송빈은 그 말을 한 순간부터 자신이 하면 반드시 성공할 같은 자신감까지 생겼다. 그러나 이미 씩씩한 청년이 다 된 아들도 부모의 눈에는 아직 어린아이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너는 아직 어리다. 그런 장한 뜻으로 공부나 잘 해서 나중에 이같은 일을 해라.”

아버지는 이런 말로 아들의 간청을 거절했다.

“정 그러시다면 저도 아버님 모시고 따라가겠습니다.”

“여보, 송빈도 데리고 가시지요.”

아내가 아들의 말에 찬성했다. 남편이나 아들, 한 명만 보내는 것보다는 안심이 될 것 같았기 때문에 이런 부자간의 타협안을 냈던 것이다.

“이런 일에는 부자가 함께 나서선 안되오. 아비는 자식 걱정하고 자식은 아비 염려하느라고 전력을 다해 싸울 마음이 분산되어서 도리어 방해가 되는 법이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