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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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6.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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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날씨가 흐리고 먹구름이 몰려 오는 하늘을 보면 그 먹구름이 그리고 싶었고 밝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가면 그 뭉게구름을 그리고 싶어 꼬챙이로 마당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어느날 서운세가 서량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붓을 만들어 주었다. 돼지털을 여러가닥 붓자루처럼 묶은 것이다. 그리고 물감은 치자나무 열매를 따서 물에 담가두면 빨간 물이 나오는데 이것을 물감으로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서량은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붓과(돼지털)과 물감(치자)으로 헛간벽이나 나무 기둥에 그림을 그렸는데 주로 산수화를 그렸고 가끔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도 그렸다.

어느날 서량(徐亮)이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를 헛간 벽에 그렸는데 마을 사람들이 그림을 볼려고 집으로 모여 들기도 했다. 서량이 그림을 그릴 때에는 늘 부처님의 모습이 머리에 떠 올랐다.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그리라고 가르쳐 주었다. 이것을 영감(靈感)이라고 해야 될지 어쩔지는 모르지는 서량이 그림을 그릴 때에는 꼭 부처님께서 늘 함께 해 주셨다. 부처님은 서량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신 스승이었다. 집이 가난해서 그림을 배울 수 있는 스승을 두지 못한 서량은 부처님이 스승이었다. 그래서 매일 한 번은 꼭 절에 가서 부처님에게 기도를 했다. 서량의 어머니 고씨도 서량을 위해 부처님께 늘 기도해 주었다. 서량의 어머니 고씨는

“서량아, 오늘도 안가니?”

하면 서량은 어김없이 절로 항해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 날 서운세는 또 다른 물감을 만들어 서량에게 주었다. 백년초에서 추출한 색소는 분홍색에서 조금 진한색이다. 그리고 지치의 뿌리에서 추출한 색소는 보라색인데 서량이 그림을 그리는 물감으로 사용하였다. 서운세는 식물에서 색소를 추출하는 것을 보고 저는 개나리꽃에서 노란 색소를 추출하여 노란 물감으로 사용했다. 이제 서량은 그림을 그릴 때 빨간, 분홍, 보라색으로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색소도 없을까 하고 서량은늘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 물감으로 동물도 그리고 식물도 그렸다.

서량(徐亮)의 나의가 열 다섯 살 때, 그는 이제는 확실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군인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군인은 되기가 싫고 그렇다고 농사를 짓자니 땅도 그리 많지 않고 해서 결국 서량은 화가의 길러 나갈려고 결심을 했지만 어미니 고씨는 서량이 화가로 나가는 것을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량은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비록 그림으로 먹고 살 수는 없다고 해도 화가가 되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였고 희망이었다. 물론 화가가 된다는 것이 현실에서 낙오자가 된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하기도 싫고 재미도 없는 다른 일은 죽기만큼 하기가 싫었다. 그런데 서량은 왠 일인지 나무가 그리고 싶었다. 나무 중에서도 큰 소나무를 그리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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