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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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랑
  • 포항일보
  • 승인 2023.07.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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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현실에 부딪혀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이 주제와 관련해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친구 사이에도 이 주제는 쉽사리 결론내지 못하고 끝없는 대립이 일어났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돈이 필수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사랑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었고,  다른 친구는 돈이 우선이 되어야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의 주장의 이유는 외적인 것은 변해가고,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으로 인해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돈이 중요하다는 친구의 의견에 공감이 되어 문득 내 가치관이 흔들리게 되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위대한 개츠비’는 내가 어릴 적에 보았을 때와 사뭇 다른 감정과 생각이 들게 했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사랑이라는 주제가 나로 하여금 다시 ‘사랑’과 ‘돈’ 사이 가치 결정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주었다.

영화 속 ‘개츠비’와 ‘데이지’는 어린 시절 사랑에 빠졌었지만 당시 가난했던 ‘개츠비’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면서 그 사랑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그 후 ‘개츠비’는 벼락부자가 되어 누구나 우러러보는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첫 사랑 ‘데이지’를 우연히 다시 마주하게 되었고, 그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풋사랑과 같은 귀여운 사랑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데이지’는 이미 결혼을 하였기 때문에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했고, 비극적이게 마무리된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막대한 재화와 부를 얻은 주인공일지라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고 결코 물질적인 것이 사람의 감정마저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대 2,30대에게 사랑과 재산 사이 갈등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돈이 있어야 결혼을 하고 행복한 날 들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며 여유도 갖게 되어 여행도 다니고 좋은 추억들을 가질 수 있지만, 사랑이 있어야 힘들고 우울할 때 힘이 되어주며 늘 나의 편이 되어주어 나에게 행복을 선물해주기 때문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경제적인 요소는 배제할 수 없다. 당장 혼자서도 살기 벅차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은 결혼적령기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심지어 비혼주의자를 낳고 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근본적인 감정을 무너뜨리고 물질을 우선으로 보는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 이를 태면 돈을 가진 사람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이 있듯이 돈으로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차지할 수 없다. 보다 더 원초적인 사랑에는 정신적으로 더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으로 모든 걸 가졌던 ‘위대한 개츠비’에서 비극적인 결말이 있었지만 사랑은 돈으로도 쟁취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상대방을 생각한 정성 어린 편지와, 작은 꽃이라도 선물한다던지, 극단적으로 보여주자면 영화 속처럼 ‘개츠비’ 자신의 인생이 망가져도 ‘데이지’의 죄를 자신이 뒤집어쓰는 결단력을 보여준다던지. 사람이 이성적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산다 할지라도 그 사람의 정신까지 살 수 없지 않은가.

이제 막 성인이 되었을 때 현실을 살아가고 그에 따른 책임에 있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돈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외적인 모습을 우선으로 생각했기에 돈을 더 많이 벌고, 물질적인 선물을 주다보면 더 멋진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물질적인 것은 잠시일 뿐 변함없는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 나는 “내 인생은 하늘처럼 계속 올라가야만 해.” 개츠비가 했던 말처럼 앞만 보고 살아왔지만 이제 주변을 둘러보고 나를 향해 박수를 보내주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눈길을 돌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늦은 밤 텅 빈 방안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는 나는 쓸쓸한 감정이 아닌 소중한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려하고 소중한 것들은 너무 빨리 사라져. 그리고 돌아오지도 않지.” 와 같은 영화 속 대사처럼 돈을 벌고 겉멋만 부리며 살아가다 보니 내 주위는 더 큰 물질적인 욕망들로 이루어져 있고 나는 그 가운데 고립 되어 있는 것 같다. 영화가 내게 주는 의미와, 내면의 아름다움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진정으로 힘들 때 옆에 있어 주는 건 값비싼 물건들과 깜깜한 천장이 아닌 나와, 친구, 가족, 애인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출처 – 영화 ‘위대한 개츠비’ 中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영어영문학과 4학년 강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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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2023-07-18 20:41:08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위대한 개츠비’라는 명작을 작가님의 시선과 문제의식으로 재해석한 점이 재미있게 느껴지네요.
자연스레 비혼문화로 흘러가는 우리 시대에 다시 한 번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이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2030세대가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차기작도 기대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