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연구중심의대 설립 힘 모아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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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연구중심의대 설립 힘 모아야 할 때
  • 포항일보
  • 승인 2023.10.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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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중심의대 설립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3일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연구중심의대 설립에 관한 기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시는 지난 17일 긴급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며, 지난 14일에는 시민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연구중심의대 설립 인가를 촉구했다.

포항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일 수도 있기에 이강덕 시장이 직접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3일 열린 ‘2023년 경북도민의 날’ 행사 직후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과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인프라 개선 등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 시장은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공식화하면서 증원 규모와 배치에 각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도 의사과학자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포스텍 연구중심의대’가 반드시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시스템 없이 다시 한번 코로나19 때와 같은 팬데믹을 맞이한다면 바이오헬스 산업과 국가 경제는 실질적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행보다.

의대 증원 등 관련 이슈들이 있을 때 확실히 탄력을 받도록 정치권에서도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야를 넘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범시민 의과대학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시는 혁신 의료서비스와 바이오 기술 경영을 선도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포스텍, 경북도와 함께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새 정부 120대 국정과제와 인수위 경북 지역 정책과제에 포함되고 공감대를 이룬 지역의 병원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지난 2월에는 포스텍에 의과학대학원을 개원하는 등 정부, 국회, 의료계와 산업계의 지지를 확인하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 연구중심의대 설립의 최우선 전제인 의대 정원 확대도 착실히 진행돼왔다. 

지난해 12월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보건복지부도 대한의사협회를 설득하며 꾸준히 소통을 이어왔다. 8월에는 법정 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소속으로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가 구성돼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강덕 시장은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통한 바이오 인재 육성은 국가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연구중심의대 설립에 많은 시민들이 정부와 의료계의 결단을 엄중하게 촉구하고 있는 만큼 경북도·포스텍과 함께 파부침주의 각오로 반드시 바이오보국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 연구중심의대 설립은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경북의 열악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과학자 양성 기반을 구축하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단순한 예산 책정과 파이팅만으로 하루아침에 일궈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바이오산업과 함께 의료 혁신을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 육성을 위한 포스텍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도 동반돼야 한다. 진료하는 의사 육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우리나라 의학교육 체계에서 탈피해 의사과학자 양성에 성공하려면 공학과 의학을 동시에 가르치는 포스텍의 접근법이 함께 시도돼야 한다.

김무환 포스텍 전 총장 역시 지난 7월 열린 퇴임 기념 간담회에서 “포스텍에 연구 중심 의대와 대학병원을 설립해야 포항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라며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혜안을 이어받아 포스텍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방안은,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특별히 강조하기도 했다. 설립되기만 한다면 우수한 교수들이 모이고 자연스레 우수한 인재들이 따라와 포항에도 많은 이점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설립을 위해서는 행정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앞서 말했던 이강덕 시장의 발언을 다시 빌리자면 “인프라 개선을 위한 부지 평탄화 및 산업단지 계획 조기 변경을 건의하는 한편, 전력과 용수에 대해서도 기업투자 로드맵에 맞춰 인프라가 신속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도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경북도에 요청했다. 

이차전지, 수소 경제, 바이오산업 인프라가 갖춰진 포항은 경북을 넘어 국가적인 미래 핵심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인재를 육성하고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가장 포항다운 전략으로 지방시대 모범사례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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